사람의 삶이 그렇듯 골프라는 것도 기복이 있어서 그동안 잘되던 골프가 어느날 갑자기 틀어지는 수가 있다.
이렇게 한번 틀어져 버리면 무슨 귀신이 달라붙은 것처럼 처음 골프를 배울 때나 보았던 평상시에는 생각하기도 싫은 그런 샷들이 나오게 된다.
특히 내 경우에는 다른 클럽보다 드라이버에서 그런 일이 생기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이런 상황이 되면 그야말로 골프가 아니라 골치가 되어버린다.
이름하여 "골프의 유령".... 이놈을 내쫓기 위해 지난 두어달간 어지간히 고생했는데, 지난주에 너무나도 간단하게 퇴치하여 허망해져버렸다.
퇴마의 비법을 한마디로 말하면 "Back to the Fundamental" 즉 기본만 잘 살폈어도 그리 헤매지 않고 금방 고칠 수 있었던 것이었다.
1. 유령 출몰두어달전까지만 해도 드라이버 샷은 티 박스에서 티에 공을 올려놓고 가뿐하게 치는 샷이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슬라이스성 구질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처음 몇번은 실수려니 생각했으나 점점 더 심해지면서 고질적인 푸쉬+슬라이스로 스코어를 왕창 까먹기 시작하였다.
첫 타가 잘 되어야 파도 잡고 버디도 노리고 그러는 것인데, 첫 타가 오른쪽으로 쭉 뻗다가 끝에서 더 오른쪽으로 돌아가버리니.. 영 돌아버릴 것 같았다.
그리하여 푸쉬-슬라이스 퇴치를 위한 몇 주간의 퇴마 작전에 돌입하였다.
2. 푸쉬-슬라이스 퇴치를 위한 고군분투사실 스윙에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빠른 치료방법은 전문가 (PGA Teaching Pro)를 찾아가는 것이다.
30분 정도만 클리닉에서 치료 받으면 대개의 경우 치료가 되거나 아니면 최소한 치료할 길이라도 보게 되는데, 사실 프로한테 가는 것은 시간과 비용의 문제가 만만치 않다.
우리 동네의 경우 30분에 대략 40 불 정도 내야 하는데, 이 비용이면 18홀 코스 2번 걸어서 돌 비용이므로 대단한 중병이 아니면 레슨 예약하고 프로를 찾아가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
어차피 골프 코스에서 라운드를 하지 않는 날에는 시간만 난다면 드라이빙 레인지로 연습을 가고 있고, 또 푸쉬-슬라이스 문제는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이 들어서 자가 진단에 따른 자가 치료를 시작하였다. 잭 니클로스 또한 스윙에 문제가 생기면 몇 달씩 혼자서 해결하려고 노력하다가 그래도 고쳐지지 않을 때 선생을 찾아간다고 하지 않는가? (이것은 고수의 얘기이고 나한텐 아직 더 경험과 지식이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이번 사레로 많이 느꼈다.)
골프 스윙 교정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스윙을 자신이 볼 수 없다는 것이므로, 일단 캠코더를 이용하여 내 스윙을 찍어 보았다.
훈련되지 않은 내 눈으로 보기에는 일단 다운스윙시 다리 이동이 많은 현상 (Sway)이 보였다. 이밖에도 초기 진단으로 푸쉬가 나니까 공의 위치가 너무 뒤에 있지 않은지, 또 푸쉬되면서 슬라이스가 나니까 그립도 살펴 보았다.
대개 스윙 잘못은 머리로 생각해서는 고치기 힘들고 드릴을 통해서 근육에 기억을 시켜야 하므로 일단 다리 이동 (스웨이)를 고칠 수 있는 드릴을 골프 서적[1]과 인터넷[2]에서 찾아서 몇 가지를 해보았다.
그러나 몇 주간 이리 저리 시도를 해보아도 별로 나아지는 기미는 보이지 않고 "푸쉬-슬라이스" 귀신이 딱 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것도 드라이버만 그러니 답답하기만 하였다.
3. 스윙이 안될땐 장비탓?몇주 동안 좋다는 명약은 다 써봤지만 (푸쉬-슬라이스 고치는 드릴 중 해볼만한 것은 그야말로 정성과 시간을 다해 모두 해보았다.) 영 차도가 없으므로 슬슬 스윙문제가 아니라 장비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였다.
Launch Monitor (LM) 앞에서 정확하게 측정해 보아야 하겠지만 지금 쓰고 있는 드라이버 (Cleveland Launch 460 - 10.5 도 - R-Flex - Stock Fujikura Gold Shaft)는 처음 골프를 시작할때 산 것이라서 그 때에 비하면 스스로 생각하기에 눈부신 성장을 한 나의 골프실력이므로 스윙은 그대로인데 장비가 맞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과 *망상*을 하기에 이르른 것이다.
클럽이 몸에 맞지 않으면 일관된 문제점을 보이기는 해도 그리 심각한 문제점을 가져오지는 않는데 "푸쉬-슬라이스"라는 스윙 문제를 장비로 어찌 해보려고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참 많이 답답한 시절이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런 생각으로 동네 골프장에서 무료로 매주 열리는 클럽 데모(시타)에 참가하게 되어 유령 퇴치를 하였으니 그리 잘못된 생각만은 아닌 결과를 가져왔다.
4. 클럽 시타에서 실마리를 찾다.푸쉬-슬라이스를 하는 스윙을 가지고 어떤 드라이버부터 골라서 쳐볼까 하는 생각으로
여기 저기를 기웃 거리다가 Ping 이 눈에 들어와서 근처에서 고객을 기다리고 서있는 프로에게 Ping 드라이버 시타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두번 클럽 데모에 와본 것이 아니므로 프로에게 내 스윙 스피드를 알려주고 현재 푸쉬-슬라이스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을 하니까 일단 Ping G5 - 10.5 도 - R-Flex (샤프트는 기본으로 딸려오는 Ping Stock 샤프트)를 건네 주면서 한번 쳐보라고 하였다.
이 Ping G5 드라이버는 R-Flex 인데도 임팩트시에 샤프트 느낌이 별로 없는데다가 (약간 딱딱하다고 해야 할지 둔한 느낌이라고 해야할지) 클럽 페이스가 많이 닫혀 있어서 어드레스시 클럽 헤드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물론 클럽 페이스가 닫혀 있어서인지 별로 오른쪽으로 휘지도 않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드라이버를 계속 칠 수는 없으므로 프로에게 다른 드라이버를 골라 달라고 말을 하였다.
내 스윙을 지켜보던 그 프로는 어떤 탄도를 원하느냐고 물었고,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해변인지라 평소 바람 부는 날이 많으므로 가능하면 지금 친 G5 드라이버의 탄도보다는 낮았으면 좋겠다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새로 가져온 드라이버가 Ping Rapture 9도 - S-Flex - Ping Stock Shaft (TFC 909-D) 이었다. 처음 시타 - 와우 -, 두 번째 시타 - 와우 -, 연달아 쳐보았든데 임팩트시 손에 전해지는 느낌이 Stiff 인데도 불구하고 부드럽고 좋았다. 다만 내 클리블랜드 드라이버 보다는 푸쉬 슬라이스가 덜 나지만 연속되는 시타에서 계속 보이므로 스윙 문제 해결에는 큰 도움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뒤에서 지켜보던 프로가 내 앞으로 와서 내가 스윙하는 폼을 잠시 보겠다고 하더니 몇 번 스윙 자세를 앞에서 보고 딱 한마디 하였다.
"어드레스시 손을 공보다 뒤에 놓고, 오르막에 발과 몸을 놓은 느낌을 가지라."빙고! 바로 이것이었다. 지난 몇 주간 나를 괴롭히던 유령은 이 한마디로 멀리 도망가 버렸다.
골프 스윙은 클럽을 움직이기 전 (백 스윙을 시작하기전)에 이미 결정된다고 누가 말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드레스시 손의 위치가 임팩트시 손 위치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드라이버를 칠때 손이 공보다 앞으로 나오면 클럽 페이스가 열리며 컷이 되고 여기다가 나의 고질병인 푸쉬 (In-to-out 이 조금 심해지면 푸쉬가 된다.)가 살짝 가미되어 푸쉬-슬라이스가 나게 되었던 것이었다.
이렇게 살짝 고친 자세로 Ping Rapture 9도 드라이버를 치니, 푸쉬 슬라이스는 커녕 드로우성 구질로 낮은 탄도로 그 날 강하게 불었던 (약 10 - 15 MPH) 맞바람을 뚫고 한없이 날아가는 것이 아닌가.
지름신이라도 들었다면 당장 카드로 400불이 넘는 Ping Rapture를 질렀겠지만 클럽 만들기 또한 골프의 또 다른 재미로 알고 사는 사람인지라 드라이버 헤드와 샤프트 스펙만 수첩에 잔뜩 적는 것에 만족하였다.
교정된 자세로 예전에는 쳐보지 않았던 Stiff Shaft에 9도 짜리 드라이버로 좋은 구질의 드라이버 샷을 날리게 되자 갑자기 9도 짜리 드라이버만 눈에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늘 내게는 멋있게 보였던 Titleist 907 D2 - 9.5도 - Stiff-Flex - Stock Shaft 를 쳐보았는데, 스탁 샤프트라서 그런지 임팩트시 느낌이 별로였고, 비거리도 별로 나지 않았다.
그러나 스윙 문제가 교정되었다는 기쁨에 드라이버 시타는 이쯤에서 접고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5. 확인 그리고 또 확인클럽 데모장에서 PGA 프로의 한마디에 스윙 문제 해결의 맛을 보기는 하였지만 그것이 한때의 교정인지 아니면 계속 유효한 교정인지 확인해야만 하였다.
또한 내 드라이버로 쳤던 것이 아니었으므로 이 또한 확인해야 했다.
우선 점심 시간을 이용해서 가까운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웻지로 간단한 워밍업을 마친후 30분 정도 드라이버만 가지고 테스트 샷 날리기를 지난 몇일간 계속 하였다.
결론은 교정 유효! 유령 퇴치!
물론 탄도가 Ping Rapture 9도 드라이버에 비해서 당연히 높게 나오지만 비거리도 잘 나오고 샷 모양도 드로우성으로 기분좋게 날아가는 샷이 대부분 나오게 되었다.
잘못된 자가 진단으로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고 맘 고생을 했던 것을 생각하면 분하기도 하지만 그날의 시타 덕분에 돈 한푼 안들이고 스윙 문제 교정하고, 또 로프트 9도 / Stiff-Flex 샤프트 드라이버 사용 가능에 대한 고려도 해볼 수 있게 되어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기회가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9도 드라이버라고 해도 대개의 OEM 드라이버들은 실제 로프트가 인쇄된 로프트 보다 높으므로 9.5에서 10도 정도의 실제 로프트였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고, 샤프트 플렉스도 제조사 마다 같은 문자 (R/S/X 등)라고 해도 차이가 크므로 내 몸에 맞고 최대의 거리를 낼 수 있는 드라이버는 Launch Monitor를 통한 Fitting Session을 통해 찾아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1] David Leadbetter's Faults and Fixes
[2] The Golf Drill Guru (
http://thegolfdrillguru.netfir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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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ce